근데 나이프는 그냥 그런(정체성과 비전있는 목표 같은 거 없는) 조직인 거 초반부터 암시되지 않았었나요 사람을 죽이고 막나가는 것도 나이프정도로 인생 막살면 돈과 집이 나오고... 그렇게 살다보니 어 괜찮은 거 같고 좀 죽이다 보니 어디서 웬 히어로라는 인간들이 두더지게임마냥 튀어나와서 우릴 잡겠다고 난리치는데 스릴있어서 재밌네? 그러다 살인하는 것도 슬슬 지겹고 매너리즘 느끼면 잠수도 타 주고 그러는 거죠...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다 죽이면서) 친구랑 가족이랑 즐겁게 살고 싶었다는 소리에 백모래가 너무 찐텐으로 공감하는 눈치기도 했고요 사실상 마음에 안 들면 다 죽이는 쾌락살인마 집단이었던 거 아닌지? 능력이 없었으면 찐따였을 놈들이 쓰잘데기없이 능력은 있어서 주인공측의 소중한 사람을 다수 피해입혔다는 게 킹받는 점이고ㅡ그치만 현실의 범죄란 게 대부분 그렇기 때문에 더 킹받는 점이란 게 관건이었잖아요 시간 지나면 언젠간 잡히거나 사라지지만 똑같은 놈들이 튀어나오면 이놈이 저놈이랑 뭐가 다르지 싶고... 끝도 없이 견뎌야 할 놈들이 견디는 그 순간만큼은 인생의 주인공 급인 거죠(그게 작중에서 나이프가 메인빌런인 시점)
전 그렇게 해석하고 읽었어서요
답글
아마 그게 이 작품이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선해인 것 같아요
빌런이 아무의미없이 그냥 악하기만 한 짓을 하는 절대악이고 심지어 그건 주인공에게 아무것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그런데 그게 대단한 결말로 포장되는...
이야기로서 형편없는 거랑 별개로 단순한 살인마 일당과 정부가 오직 그 테러조직만을 소탕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할 정도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테러조직은 다르고 나이프는 일단 후자로 묘사되었다는 점을 짧게 지적해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