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6월 27일 8번째 메시지

무언가의 윤리적 담론을 창작물로써 주장할때 갖추어야하는 조건 내지 설득력이 있겠다 여겨지는 형식 같은 게 있는 것 같기도.. 창작물은 기본적으로 작가원맨쇼의 일방적 연설에 가까우니 작품내의 윤리적 결론이 중요한게 아니라(당연히 작가가 주장하는 쪽이 이길것이므로) 작품이 진행되면서 그 안의 윤리적 담론의 각 입장이 얼마나 현실과 비슷하면서 설득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고(토론에서 예상반론을 생각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전개하는 감각으로) 그것을 독자에게 깊은 인상으로 전달하는 것이 쟁점이라 생각하는데, 해리포터에서 '집요정에게 사람과 같은 대우를 하자'가 윤리적 담론이고 그에 대한 찬성쪽 근거가 도비라면 예상반론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크리처라고 볼 수 있음. 그리고 크리처에 대한 해리의 태도와 크리처간의 관계 변화는 반론에 대한 답변으로 독자들에게 읽힘. 그런데 이영싫에서는 이 예상반론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별로 없는 것 같음. 주요 캐릭터들이 죄다 작가의 사상을 그대로 대변하거나 들을 가치도 없는 광적인 빌런임. 제시하는 담론의 깊이가 얕은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작품안에서의 자연스러운 논박도 없이 일체의 주장만 있으니 더 껄끄럽게 느껴지는 것 같음
제시하는 담론에 대해 아예 논박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일체의 주장만 있어서 껄끄럽게 느껴진다

완전 동의합니다
빌런을 히어로가 죽여도 되냐, 라는 담론을 제시해놓고 보여주는 게 '이 악당은 정말! 정말정말~! 나쁜사람임!!' <- 진짜 이게 다였다니까요

그쯤되면 작품의 사상이 더 악당이 아닌가 진지하게 의심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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